어떤 여행이야기, 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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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 [체코 #2] 요런날은 나도 술마셔 - 꾸트나호라, 프라하
 미쯔    | 2007·11·08 16:43 | HIT : 5,137 | VOTE : 1,785
 

프라하에 도착한 첫날. 아름다운 날씨에 취해 성추행의 역겨움을 순식간에 잊어버리고 혼자 룰루랄라 시내구경을 하고 민박집으로 돌아왔을때, 나는 오전에 체크인 할때는 보지 못했던 다른 여행자들이 더 있음을 알았다. K모 방송국 모 여행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던 프리랜서 서PD 아저씨와 리포터 오라버니. 프라하에는 방송촬영 때문에 왔다고 했다.


“체코에 왔으면 체코의 ‘부드바이저’ 맥주를 마셔봐야 해.”


체코가 처음이 아니라는 PD 아저씨가 맥주나 한잔 하러가자고 분위기를 이끄셨다. 그때 갑자기 뮌헨에서의 아픈기억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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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잘 못마시지만, 남들 하는건 다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미쯔는 뮌헨에 머물당시에도 그 뮌헨의 명물이라는 ‘호프 브로이 하우스’의 맥주를 마셔보고 싶었다. 일행이 없었던터라 혼자 저녁시간에 술마시러 호프집에 간다는게 심각한 고민이었던 미쯔. ‘에이.. 외진곳도 아니고... 얼른가서 분위기만이라도 느끼고 오자.’ 하는 생각에 그렇게 홀로 ‘호프 브로이 하우스’로 향했고... 엄청난 인파로 북적대는 그곳에서 심마니 산삼 발견하듯이 겨우 빈테이블 하나를 발견한 미쯔. 4인 테이블에 혼자 떡하니 자리 차지하고 앉아서 호프 하나 시켜놓고 홀짝 홀짝 마셔보는데,(어머... 지금 생각하니 너무 불쌍해. T.T) 맥주 두 세모금에 금새 얼굴이 달아올라 어쩔줄 몰랐던 미쯔. 모자를 깊이 눌러쓰긴 했지만, 얼굴벌겋게 달아오른채 혼자 술마시는 동양여자에게 혹시 술취한 누군가가 헤꼬지라도 할까봐 쪼꼬만 심장이 쉴새없이 콩닥콩닥 거리고.... 자리에 앉은지 5분도 안되서 거의 마시지도 않은 맥주를 남겨놓고, 나는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나와 유스호스텔까지 전력질주(100m 22초. 아놔.. 달리기도 진짜 못해. T.T)로 달렸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난후 나는 지금도 사람들이 맥주는 뭐가 맛있네, 어느나라께 맛있네, 어쩌고 할때 이렇게 말한다.


“내가 그 호프 브로이 하우스가서 맥주 마셔봐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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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이었으니, 서PD 아저씨의 제안은 미쯔에겐 신날 수 밖에 없는 일. 그래서 미쯔는 지금 이런말도 할수 있는것.


“내가 체코가서 그 오리지날 버드와이저, 그 ‘부드바이저’ 맥주 마셔봐짜나...”


어쨌든, 그렇게 민박집앞 편의점 테이블에 앉아 (여름철 흔히 볼수 있는 우리나라의 편의점 문화와 비슷하다) '부드바이저' 맥주를 홀짝홀짝 마시며 알게 된것은 이분들 내일 일정이 프라하에서 동쪽으로 70km 정도 떨어져 있는 중세모습의 도시 ‘쿠트나호라’에 있는 일명 ‘해골성당’을 촬영한다는 것. 나보고도 내일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같이 가자신다.


“넌 화이트 하면 되겠다!”


“화이트가 머예염?”


“촬영시작전에 카메라 빛의 밝기를 조절하기 위해 흰종이 같은걸로 카메라 렌즈 앞을 잠깐 가려줘야 하는데, 그걸 네가 해. 거기까지 데려다 주는데 머 하나라도 해야지. 공짜가 어딨냐?


“그럼 나중에 방송나갈 때 제 이름도 자막에 넣어줘야 됨미다!!!”


그렇게해서 나는 프라하에서 머물던 둘째날, 예정에도 없던 쿠트나호라를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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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트나호라의 ‘해골성당’으로 알려진 곳의 원래 명칭은 ‘Kostnice Sedlec’. 한국말로 보통 ‘세들렉 교회’라고 부른다. 론리플래닛에서는 ‘이곳을 안보면 쿠트나호라를 안본것’이라고 소개했을만큼 쿠트나호라를 대표하는 명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이곳이 그렇게 유명해 졌는지, 어쩌다가 교회전체가 이렇게 해골로 장식이 되었는지, 잠시 ‘우리의 만능 네이버’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 1278년 보헤미아 왕 오타카르 2세의 명을 받아 시토수도회 수도원장 헨리가 예루살렘 순례를 다녀오며 골고다 언덕에서 흙을 한줌 가져와서 이곳 공동묘지에 뿌렸다. 이 소문이 삽시간에 중부유럽전체에 퍼져서 너도 나도 죽어서 이곳에 묻히기를 원했다는데... 그러다 공동묘지는 포화상태가 되었고, 16세기에 이르러서는 3500평방미터나 되던 공동묘지의 일부가 폐지되면서 무덤에서 나온 수많은 뼈들이 교회안으로 옮겨졌다. 이후 버리지도 못하는 뼈들로 장식을 만들어 오늘날의 해골성당의 모습이 되었다는 그런 그런 이야기...... "

 



'해골성당'으로 불리는 '세들렉교회'로 막 들어서면 보게되는 장면. 이곳의 해골장식으로 약 4만명의 뼈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지금 기억으로 공간은 한 30평이 안되보였는데...




미쯔의 '화이트'를 시작으로 열심히 촬영중이신 PD아저씨와 리포터 오라버니.





해골로 만든 샹들리에. 사람몸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종류의 뼈가 다 사용되었다 한다.




성당 내부의 해골 피라미드의 일부. 정말 극히 일부만 찍은 사진인데, 전체 사진을 못찍어 온것이 아쉽네.




입구계단 오른편 벽기둥에 쓰여진, 나무조각가 'František Rint'의 뼈다구 서명. 그가 이곳의 해골 샹들리에를 비롯한 뼈장식물들을 만들었다.




망자의 유골옆에 저렇게 웃고 있는 미쯔의 모습이 지금보니 참 민망스럽다. 손꼬락은 왜 또 저렇게 꼬고 있었을까... 알라뷰? 뭐가 알라뷰?




다시 프라하로 돌아와서. 근데, 여기는 또 어딘고. 카를교 주변 어디었던것 같은데... 하여튼 안내해주는 누군가만 있으면 내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헬렐레 다니는 길치 미쯔. 미쯔가 패키지 여행을 하면 안되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있다.




이날 저녁으로 먹었던 체코의 전통 음식 '굴라쉬'. 혹은 '구야슈'라고도 불린다. 사전적 의미로는 '파프리카를 넣은 쇠고기,야채스튜'쯤 되는데, '크레들릭'이라고 하는 찐빵같이 생긴 빵과 같이 먹는다. 헝가리의 전통음식에도 체코식과는 조금 다른 '굴라쉬'가 있는데, 그둘의 차이점에 대해선 [여행리뷰.팁] 메뉴에 자세히 소개해놨으니, 참고하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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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저녁식사까지 마치고나서, 다음날 귀국할 예정이던 PD아저씨와 리포터 오라버니는 가족들의 선물을 사야한다며 S쥬얼리 가게를 들리자 했다. PD 아저씨는 아내와 처제의 선물을, 리포터 오라버니는 여자친구의 선물을 사야 하니, 여자인 내가 골라주면 좋겠다나 어쨌다나.... 사실 악세서리에 별 관심없는 내눈도 그리 믿을 만한 안목은 아니었지만.... --; 그렇더라도. 너무 오랜만이어서 그랬을까. 화려한 목걸이, 귀걸이들의 구경이 지루하지가 않았다. 이것도 이쁘고, 저것도 이쁘다. 모두들 자기를 선택해달라고 반짝반짝 거리는것들 앞에서서 고민고민 하다가 몇 개를 골라내어 두분께 추천해 드렸다. 그러고서는 그분들이 물건값을 계산하는 동안 먼저 밖으로 나와 기다리는데......

2002년 저물어가는 11월의 프라하의 밤 바람은 찼고, 기분은 조금 쓸쓸해 졌었다. 나는 아마 깜깜해진 하늘을 한동안 그냥 올려다 봤었던것 같고, 서늘한 미소 정도가 살짝 입가에 머물렀던것 같다. 나는 목걸이도 필요없고, 귀걸이도 필요없었지만, 사실 그날은....


나도 누군가에게 그냥 아무거라도 선물 받고 싶었던 날. 낯선곳에서 숨겨져 버린 나의 아름다운 스물아홉번째 생일......


그날밤 민박집에서는 미쯔의 만 스물 아홉이 되는 생일파티가 있었다. 내가 주최했다. --; 그냥 그렇게 스물아홉번째 생일을 보내기가 싫어져서 다시 편의점으로 나가 전날 마셨던 그 부드바이저 맥주와 안주거리를 사다가 그날 민박집에 있던 모든 이들과 함께 밤새 술을 마셨다. 술맛 잘 모르는 미쯔의 입에도 그날의 맥주는 달달했으며, 함께한 그들은 나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고, 우리는 모두 유쾌하고 즐겁게 이야기 하며 웃었다. 지금 이 자리를 빌어 그날 함께해준 분들께 다시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 함께했던 이들 중에 특히 내가 못잊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친구가 한명 있는데....


무돌돌, 내 그리운 벗이여. 미쯔를 아직 기억하는지....

당신 이야기는 짧게 끝낼수가 없으니 스페인 편에서 아주 자세히 하도록 하겠어.

 

꾸트나호라를 다녀온후 프라하로 다시 돌아왔을때, 카를교에서 찍은 유일한 단체사진.
좌로부터 리포터 오라버니(탤런트도 준비하신다고 해서 혹시 나중에 유명해질까봐 사진한장 찍어놨는데... 근데, TV에서 아직까지 본적이 없네... ^^), 엉뚱한 멋쟁이 아가씨 정희 (의상디자인을 전공하는 막 20살된 학생이었는데, 지금은 졸업해서 슈즈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고... 어느날 사막으로 와서 내 웨딩 슈즈는 자기가 만들어준다고 약속하고 갔는데... 그거 한번 신어보기 위해서라도 한번 가긴 해야 할까봐. --;) 꾸트나 호라까지 우리를 안내해주신 가이드 아저씨(지금 기억으로 5개국어쯤 하시던 아저씨. 그날의 기사역할까지 해주시고. 주먹좀 쓰게 생기신 생김새와는 다르게 너무 친절하셨던 분), 미쯔(왜 이리 쪼꼬매?) PD아저씨 (개그맨 뺨치는 유머에 머 살때도 영어 한마디 없이 한국말로만 의사소통 다 하시던 희한한 분). 그리고... 발밑에 카를교,  저뒤에 희미한 안개속의 프라하성. 모두.... 그립다.

비더윤즈
저저, 리포터 오라버니 이야기도 아주 자세히 해줬으면하는 바램. 흐흐흐

07·11·19 11:59

미쯔
P씨에게 다 이르겠음이야. ㅋ

07·11·28 00:28

노을
빨간색 꽃모자가 ..........

13·12·20 13:39

이언
오슬로에서 떠나 에딘버러에서 만났던 사진사 분도 떠오르네요 ^^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한국 사람들을 만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다시 느끼게 되네여. 항상 좋았던 것만은 아니지만요.

14·04·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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