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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 [프랑스 #1] 숙소 찾아가기 19단계 - 파리 ①
 미쯔    | 2007·06·06 17:09 | HIT : 5,458 | VOTE : 1,817
 


캐나다에서부터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해 놓은 easyjet 항공사의 런던발 빠리행 비행기를 타고 오후 5시에 나는 빠리의 사를 드골 공항에 도착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있는가. 단 20.5파운드(우리돈 4만원정도)의 비용으로 단 한시간만에 영국이란 나라에서 프랑스라는 나라로 이동해 버렸다. 한국에서는 그다지도 미지의 나라로 느껴지던 두 나라를 나 같은 어리버리가 서울에서 제주도 가는 것 처럼 혼자서 이리도 쉽게 돌아 다니고 있다니.... 하며 내 스스로에게 감탄하는 시간도 잠깐. 사실 이러고 서서 흐뭇해 할 시간이 없었다. 가능한 한 빨리 움직여야 한다. 11월의 유럽은 오후 4시만 되어도 땅거미가 내려앉으려 폼을 잡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어두워 지기 전에 서둘러 안전하게 숙소에 도착하는 것이 오늘 여행의 미션! 그럼 이제 슬슬 본격적으로 미션을 실행해 볼까? 아자!



  1. 내가 그토록 받들어 모시는 가이드 북에 따르면, 일단 터미널 1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로 가서 파리시내 지도를 한 장 받아야 함. 착하게 가이드북이 시키는 대로 한 장 받아 가지고 옴.
  2. 이제 시내로 가려면 350번 버스를 타라고 되어 있는데... 버스 정류장이 도대체 어디에 있을꼬. --; 내가 뭐 그렇지. 벌써부터 헤메이기 시작.
  3. 지나가던 사람이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버스 정류장까지 가라하여 "아하. I see. I see. 메루치 볶음. 메루치 볶음!" 부랴부랴 셔틀버스를 탐.
  4. '근데 어디서 내려야 하는거지?' 버스안에서 옆자리에 서있던 프랑스인에게 물어봄. 프랑스인 왈. 더 가야 한다고. 조금 더 가서 또 물어봄. 좀 더 가야 한다고.. 그러다가 자기는 중간에 내려버림.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30분간 공항을 한바퀴 돌고 있었음. --;
  5. 도대체 이것이 무슨 셔틀버스인지도 모르고, 아까 그 프랑스인의 정체도 모르고. --; 어쨌든 아까 셔틀버스 탔던 데서 다시 내림. --;;
  6. 다시 또 물어 물어 또 다른 셔틀버스를 탐. (사실 그전에 탔던 거랑 같은노선 인지 다른노선 인지도 미쯔는 분간 못함. --;)
  7. 이번엔 다행히 버스터미널 제대로 발견. 얼른 내림. 350번 시내버스로 갈아탐.
  8. 시내의 빠리 동역 (Gare de l'est)에서 내림. 정신없이 내리고 나서 생각해보니 버스비를 안냈음. '아차!'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싸~'로 바뀜. ^^;
  9. Metro로 불리는 지하철로 갈아 타려는 순간, 혹시 헛걸음을 할지도 모르니 숙소(가이드 북에서 미리 하나 골라 놓은 한국인 민박집 '외갓집')로 이동하기 전에 전화로 예약 먼저 하자고 생각함. 공중전화기를 찾음. 죄다 카드 전화기만 눈에 띔. 프랑스에서 전화할 일은 이번 뿐일 것이므로, 기어코 동전 전화기를 찾아 다님. 40~50분 헤멤. --; 그러고도 못찾음. 몇천원 아끼겠다고 전화카드 안사고 40~50분 헤맸다는게 너무 바보 같았다고 뒤늦은 후회를 하기 시작함.
  10. 그러나! 헤멜꺼 다 헤메고 1시간 가까이 시간만 낭비한 채 결국엔 전화카드를 산다는 것이 너무나도 억울해서, 차라리 배째라 정신으로 전화 예약 없이 숙소로 가기로 결정함. 설사 방이 꽉 찼더래도 같은 한국인인데 마루 한 귀퉁이에서라도 재워 주던가. 다른 숙소 알선이라도 해주시던가. 무슨 수를 써 주시겄지 라고 내 맘대로 생각하고 맘 편하게 먹음.
  11. 내가 가려던 숙소 '외갓집'이 있다는 Villejuif Leo Lagrange역에서 내림.
  12. 공항에서 받아둔 지도와 주소만으로 숙소를 찾아가보려 했으나, 지도에 해당 주소의 지리명이 표기되어 있지 않음. 다시 헤메기 시작. 시계는 벌써 밤 9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음. 거리는 깜깜하고 인적이 드뭄. 공항에서 헤메던거 하고는 차원이 다름. 조금씩 무서워지기 시작함. T.T
  13. 다행히 불켜진 피자집 하나 발견. 들어가서 막무가네 주소 들이밀고 절박하게 물어봄. 피자집 아저씨. 친절히 잘 가르쳐주심.... 불어로. --;
  14. "메루치 볶음. 메루치 볶음. (꾸벅)" 나름대로 눈치껏 이해하고 나와서, 맞을지 틀릴지 장담할 수 없는 인적없는 어두운 길을 열심히 뛰듯이 걸어감. 이렇게 가다보면 제발 그놈의 '외갓집'이 나와줘야 함.
  15. 골목 골목 누비다 드디어 극적으로 같은 주소가 쓰여 있는 집 발견. 집 앞에 태극기가 달려 있음. 신이시여 메루치 볶음! T.T
  16. 초인종 누름. 숙소 이름만으로 추측했을땐 외할머니 같으신 분이 나올거라고 생각했는데, 젊은 언니 한분이 나오심.
  17. 미쯔. 그 밤 10시에 "방 있나요?" 하고 천진난만(?)하게 물음. 젊은 언니. '세상에 이 시간에..' 하는 듯한 깜짝 놀란 표정으로 일단 얼른 들어오라고 하심.
  18. '외갓집'이 아니었음. --; '외갓집'은......... 없어졌다 함.
  19. 그러나 다행히 그 자리에 지금 새로 한국인 민박집 '오딧세이 인 빠리'가 오픈한 것이라고 젊은 언니가 얘기해 주심. 그 새로운 민박집 주인이 바로 그 젋은 언니. 아~ 다시한번, 신이시여! 메루치! 메루치 볶음!

    - 미션 완료 T.T -



숙소찾기의 긴박함 때문에 잊고 있었던 허기가 한꺼번에 몰려오고 있었다. 고맙게도 이를 눈치채주신 민박집 주인언니가 그 늦은 시간에 내 저녁식탁을 다시 차려주셨고 나는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순식간에 한그릇을 뚝딱 비웠다. 배가 불러오니 그제서야 서서히 주변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나는 현관으로 들어서면서 거실을 지나 오른쪽으로 뚫려 있는 식탁이 있는 부엌으로 들어 왔던 거였고, 침실은 현관에서 들어오자 마자 우측에 보이는 계단으로 올라가는 2층에 있었다. 거실에서는 다양한 나이대의 한국인 여행자들이 동그랗게 모여앉아 맥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서로의 여행에 대한 얘기들을 나누고 있었으며, 그 광경만으로도 반가워 죽을 판에 거실 한쪽 구석에 있던 오디오의 스피커에서는 한국적인 가락 물씬 풍기는 정태춘의 노래가 조용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한국을 떠난 지도 6개월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동안 가끔 김치찌개가 먹고 싶기도 하고, 엄마 아빠가 보고 싶을 때도 있고 그랬었지만, 그 외에 특별히 한국에 대한 향수가 간절했던 적은 없었는데, 아... 노래의 제목이 뭐였더라.... '북한강에서'였던가. 프랑스에서 듣는 정태춘의 노래라니. 벌써부터 초겨울 날씨를 보여주는 프랑스의 쌀쌀한 11월의 어느 밤, 빠리의 어느 민박집 거실에서 백열 스탠드의 노란 조명만을 켜둔 채 한국인 여행자들과 같이 듣는 정태춘의 노래는 나에게서부터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묘하게 자극하고 있었다. 마치 우리나라 어느 산자락을 등반하다가 하룻밤 묵어가려고 어느 산장에 들어가 화로에 불 피워 놓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그런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그렇게 느릿하게 흐르는 정태춘의 노래가 장장 5시간에 걸친 나의 '숙소찾아 삼만리'의 긴장과 피로를 서서히 풀어 주기 시작하니, 잘 마시지도 못하는 맥주조차 그날은 또 어찌나 시원스레 목구멍을 타고 미끈하게 내려가던지. Metro역에서 전화카드를 사지 않은 건 또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외갓집'이라는 숙소는 이미 없어졌으니 전화를 했으면 결번이었을 것이고, 나는 Metro역에서부터 다른 숙소로 발길을 돌렸을 테니까. 그랬다면 2002년 11월 5일 깊어가는 밤에, 그토록 눈물이 날만큼 아련한 그리움을 느끼게 해준 정태춘의 노래를 나는 못 들었을 테니까.



[정태춘 - 북한강에서]






뒷얘기) 다음날 아침. 나는 Metro 역이 민박집에서 1~2분 거리밖에 안된다는 걸 알았다. --;  머.... 길이 하나만 있는게 아니니까. 머..... 좀 돌아서 왔나 부지. -,.-

더 뒷얘기) '오딧세이 인 파리'는 그 후에 다시 이사를 갔다 한다. Villejuif Leo Lagrange역에 내려서 아무리 헤매봐야 태극기 달려 있는 집을 찾지 못한다는 이야기. 혹시 앞으로 빠리를 여행하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Porte d'italie역으로 가시길. 터푸하면서도 맘씨 따뜻한 방장언니가 여러분들을 반갑게 맞이해주실 테니. 2년이나 지나버려서 기억하실진 모르겠지만, 가시게 되면 겸사겸사 제 안부도 좀 전해 주시압!

 

- 글쓴날 : 2004/9/6

* 안타깝게도 지금 '오딧세이인 빠리'는 더이상 영업을 안하나 보군요. 주인장 언니도 한국으로 아예 들어오신것 같습니다.

미운오리
메루치 메루치볶음! *^_^* 오호호호~ 잼나 잼나~~

07·08·09 15:11

오성
메루치 볶음 BRAVO 셔틀버스 기사 아저씨께 물어 봣으면 친절하게 가르쳐 주셨을텐데 정확하게
글고 한국 민박집 근처 가게에서 잘 파악하고 있음 한국 민박집이 그지역 경제에 크게 이바지를 하고 있으니
우리집은 메트로역 바로 앞 카페집 아저씨가 손잡고 데려다 준 적도 있어요.
그런데 다른길 19번지 아저씨네 한테 무지 미안해요. 다행히 중국분인데 미아나다고 했더니 불편하기는 하지만 괞잖다 더군요.
그리고 우리집으로 친절히 안내!!!!!!!!!!!!!! 프랑스 사람들 친절해요.
조심!! 동네 꼬마 애들에게 물어보는 것은 위험해요 알지도 못하며 열심히 가르쳐 주거든요. 당연 엉뚱한곳 도착

08·05·04 14:30

미쯔
파리에서 동네 꼬마들과는 대화를 못해봤는데, 알지도 못하지만 열심히 가르쳐 준다는 그 꼬마들은 한번 만나보고 싶네요. ^^

08·05·05 17:30

김상현
파리 민박집들의 특징은 다 시가지에서 많이 떨어져 있다는...영국과는 다르게... ㅋㅋ

09·11·29 03:25

비더윤즈
미쯔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빠리에서의 첫날은 둘다 정말 찐-하게 시작했군요!
저는 다행히 동전되는 공중전화 찾는다고 한시간을 돌아다니진 않았으나 그대신 부스에 얼굴을 박고 말았죠. +ㅁ+
돌아다닌 한시간과 얼굴을 들이박은 1초와 시간상으론 3600배 차이나지만 대미지는 엇비슷한것 같군요;

09·11·30 15:19

이언
merci! paris!

14·04·2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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