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여행이야기, 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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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 [캐나다 #3] 친구. 거추장 스러운 국적과 나이 - 토론토 ②
 미쯔    | 2007·05·09 23:26 | HIT : 22,318 | VOTE : 2,466

죠시앤은 내 클래스 매이트 중 한 명이었다. 수업시간 도중에도 웃음이 한번 터지기 시작하면 그치지 못하고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안고 눈물까지 흘리며 끅끅 웃어대는, 빨간 파마머리의 호탕한, 우리나이로 42살의 프랑스 인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런 경우가 많을거라고 생각하지만, 나 또한 외국인 친구들을 처음 봤을 때, 눈이 파란 서양친구들보다는, 검정이나 갈색 눈의, 피부색도 우리랑 비슷한 동양친구들에게 더 편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게 사실이었던지라, 그녀와 쉽게 친해질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며, 꼭 그런 이유만이 아니더라도, 동양인이던 서양인이던, 아니면 한국인이던 간에 '친구'를 만드는데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았던 나에겐 죠시앤 또한 그런 같은 반 클래스 매이트 중 한 명 일 뿐이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쉬는 시간에 내게 말을 걸어왔다.
"담 주 월요일, 개교기념일말야. 수업이 없잖아, 그날 뭐하니? 괜찮다면, 원더랜드 가지 않을래?"
그녀가 내게 개인적으로 말을 걸어왔음이 의외였지만, 쉬는 날이면 나 또한 의례 가이드북 보면서 어디 갈데 없나? 하고 두리번  거리는 터라, 선뜻 그러자고 했다. 사실은 그녀의 말이 매우 반가웠었다. 왜냐고. 그 당시 writing란에 썼던 '전혀 새롭지 않음에서 발견하는 새로움'이란 글의 일부를 그대로 가져와 보겠다.

" 한국에 있을 때, 나는 그렇게 놀이 동산엘 가고 싶었다. 나는 롤러코스터 타기를 그렇게도 좋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주 놀이동산엘 가지 못했다. 뻔하고도 구차한 이유들로 변명할 수 있지만, 그따위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진 않고. 어쨌든...
미국의 '디즈니 랜드'가 볼거리 위주의 놀이공원이라면, 캐나다의 '원더랜드'는 수많은 롤러 코스터들로 이루어진 놀이공원이다. (..라고 투어 가이드 북에 적혀있다. --;) 2년 전 여름휴가에 일본에 갔을 때, 나는 도꾜의 '디즈니랜드'를 갔었다. 너무나도 환상적인 곳이었지만, 너무 늦은 시간에 갔었고, 끝이 보이지 않는 '줄서기'로 인해, 나는 고작 하나의 롤러코스터와 하나의 볼거리만을 보고, 숙소로 돌아가야 했다. 그때의 아쉬움이 지금도 남아 있었다.
나는 두 번 다시 실수를 하지 않았다.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는 월요일을 택하여,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주말을 피했으며, 아침 일찍 놀이동산에 도착하였다. 가장 살 떨리게 재밌었던 'Top Gun'은 세 번이나 탔으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우리 일행은 오직 '롤러코스터'만을 골라 탔다. 평일이라 사람이 별로 없어서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었고, 날씨 또한 덥지도 춥지도 않은, 기막힌 선택이었다. 아주 전통적인 롤러코스터에서부터, 서서 타는(보기에도 아찔한) 롤러코스터까지.....나는 그날 원더랜드에서 오랜 시간, 롤러코스터를 통해 하늘을 '날았다'. "

이 날 이후로 나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나보다도 더 롤러코스터를 좋아하는(놀랍게도) 죠시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게 되었다. 그녀는... 놀라울 정도로 한국인의 그것과 비슷한 감성을 갖고 있었으며,  월드컵 때는 같이 코리아타운으로 가서 한 pub에 앉아 7시간을 기다려 새벽 두시에 같이 월드컵중계를 보며 한국을 응원하고, 4강 진출을 했을 때, 그녀는 가방에 태극기를 꽂고 코리아 타운에서 다운타운까지 미쳐있던 우리와 같이 섞여 '감격의 가두행진'을 같이 했다. 한국 음식 중 반찬으로 나오는 콩자반을 유난히 좋아했으며, 비오는 날 갔던 코리아 타운의 한 한국식당에서 부침개가 나오자, 그 이후로는 비가 오면 김치 부침개를 먹어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영화할인이 있는 화요일마다 같이 영화를 보고, 같이 쇼핑을 하며 나와 같은 티셔츠를 사입기도 했다. 그리고...주로 어디든 그대로 주저앉아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많은 이야기.. 많은 이야기.. 흠. 2시 25분도 영어로 얘기하지 못하던 미쯔가 많은 이야기를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라... 알게머람. 어쨌든 죠시앤은 내가 하는 얘기 다 이해하는 것 같았다. --;







하루는 죠시앤을 포함한 클래스 매이트 들이랑 하드락 카페엘 가서 맥주한잔씩을 하고 있었는데, 어디서부터 시작이 되었는지, 야한 농담이 나오기 시작했다. 죠시앤 차례에서 그녀가 얘기하기 시작했다.

"클링턴이 르윈스키와 스캔들이 난 후에 미국의 어느 리서치 조사에서 성인 여성들을 상대로 이런 설문조사를 했대. '너는 클링턴이 하룻밤 제안을 하면 받아들이겠느냐?' 그랬더니, 10%가 받아들이겠다. 또 10%가 받아들이지 않겠다. 그리고 80%가 다른 대답을 했는데, 그 80%가 뭘꺼 같애?"
아무도 아는 이가 없자, 죠시앤이 답을 얘기 해줬다.
"never again!!"

프.하.하.하!
웃었다는거 아닌가. 영어로 농담하고 또 그거 서로 이해해서 알아들었다고, 배꼽잡고 웃었다는거 아닌가. 그러면서 또 우리끼리 이제 우리의 영어실력이 영어로 농담하는 경지에까지 왔다고 서로를 무척이나 대견해 했다는 거 아닌가. --;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보다, 우리 옆 테이블에 앉아 있었을 현지 캐네디언 들. 우리를 보면서 얼마나 웃겼을까. 하는. 보아하니, 이제 막 영어공부를 시작하는 외국인 몇 명이 옆 테이블에 앉아서 잘 안 되는 영어로 떠듬떠듬 얘기하는데, 대략 내용은 딴에 야한 농담들 하는 것 같고, 또 그걸 자기들끼리 알아들어서 깔깔거리는 모습 말이다. 거기에 덧붙여 얘기 끝자락에 '와. 대단하지 않아? 이제 우리가 영어로 농담을 다해. 그리고 서로 웃었어. 이럴거라고 상상이나 해봐써?' 했단 말이다. 서로.. 무우~진장 감격에 겨워서 말이지. ^^

..........................


나는 그녀를 유럽에서 다시 만났다. 그 감격의 이야기. 유럽편에서 다시 쓰기로 한다.
내년엔 그녀가 한국으로 온다는 메일이 왔다. 남자친구가 생겨서 아주 행복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글쓴날 : 2003/11/24

채복기
카페 re오픈을 진심으로 축하하오~미쯔님!!! 그대로 부터 구수하게 경청했던 얘기~ 이렇게 보니 또 새롭소~그럼 사막의 발전을 기대해 봅니다.음...사막은 발전하면 안되나? 그럼 더 사막 다운 사막을 기대하며 멀리 있지만 꾸준히 조용히 응원하리다!

07·05·18 19:07

미쯔
감사해요. 복기님. ㅎㅎ
사막 발전해야지요~ 근데, 언니 사진. 넘 깜찍한거 아냐?

07·05·18 20:02

judd
아직 운영중이죠? 댓글이 왜이리 없대..

09·03·23 16:04 수정 삭제

이언
빨간머리 죠시앤 ㅋㅋ 귀업네요. 그리고 그 광경 저도 상상이 되요. ㅋ

14·04·20 23:39

제인
죠시앤님이 여기서부터 나오시는군요 ㅋㅋㅋㅋㅋㅋ 유럽편부터 보고 왔더니ㅋㅋ

14·05·09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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